전 5년전부터 이 병원 홈피 눈팅질을 일년에 한번씩은 들어와서 해댔었어요.
그만큼 꼭 하고 싶었던 수술인거였죠.
긴얼굴 때문에 항상 앞머리를 내고 다녀야 했거든요.
바쁜 회사생활과 결혼, 출산으로 시간은 지나고 28 나이에 하게 됐네요.
전 남들이 봐도 그리 심한 주걱턱은 아니었거든요.
예쁘단 말도 좀 듣고 살았어요. 머리빨, 옷빨로..ㅋㅋ
그래서 왠만하면 안하고 살려고 했어요. 너무 무서운 수술이라..
근데 나이가 들면서 출산후 살이 빠지니까 주걱턱이 엄청 도드라져 보이고
얼굴도 점점 비대칭으로 변하는거에요.
그리고 검사를 받아 보니 보기보다 많이 돌출이 되어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1센티정도..
게다가 부정교합으로 어금니 쪽에만 압력을 받다 보니 치아에도 문제가 생겼구요.
어금니쪽이 이유없이 시려서 치과를 갔더니 부정교합때문이라고.,
시린 증상은 더 심해지니까 수술 하는게 어떻냐고 그러더라구요.ㅠㅠ
그렇게 이제는 더이상 미룰수가 없게 되어 드디어 작년 12월 23일부터
선교정부터 시작해서 4개월 선교정 마치고 4월17일 수술 했어요.
윗니, 아랫니는 가지런히 났는데 사이가 너무 벌어진 부정교합이라 선교정부터 하자고 그러시더라구요.
오랫동안 눈팅만 해왔었기에 드디어 하나보다..
머 그런 마음 뿐이었어요.
수술 전날도 지방이라 미리 입원해서 남편이랑 수다떨며 잘 놀고 10시전까지 간식도 먹고 잠도 잘자고 말이죠.
무섭거나 긴장되고 그런건 전혀 없었어요.
제가 맹장수술도 해보고, 제왕절개로 애도 낳아봐서 수술에 대한 두려움은 남들보다 좀 덜했나봐요.;;;;
(착각,오만방자한생각이었죠ㅡㅜ)
첫수술이라 9시에 내려가서 에어샤워후 바로 닝겔로 마취약 투입하셨구요.
수술실까진 안들어가서 좋았어요.
수술대에 눕는건 정말 무섭잖아요.
일어나보니 마취에서 깨고 있어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 덜덜 떨고 있었어요.
이때부터 죽음의 시간이 시작되었어요.ㅠㅠ
지금도 생각만하면 어떻게 견뎠나 신기할 정도..
병실에 올라와서 입으로 심호흡 하는게 어찌나 힘든지.
그것도 맨정신도 아닌 몽롱한 상태에서.. 빨리 마취가스 빼야 재워준다는 말에 진짜 열심히 했어요.
졸음 참는게 젤 괴로웠어요.ㅠㅠ
오죽하면 저보다 하루전날 수술한 옆방 사람이 그 순간엔 젤 부러웠으니까요.
다행히 시키는대로 잘해서 그런지 마취가스는 잘 빠졌고
이제 좀 자려고 했더만 가래 빼낸다고 밤새 꼴깍 우웩우웩 거리며 눈 튀어 나오도록 헛구역질하며 보내고..
정말 상상초월이었어요.
수술을 너무 쉽게 생각 했던걸까요?
맹장수술과 제왕절개 수술은 적어도 숨은 쉴수 있잖아요.
양악 수술에 비하면 세발에 피라고 말하고 싶네요 ㅠ
이건 뭐 숨 못셔서 질식하는건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로 숨쉬기가 힘들었죠.
입으로 숨쉴때는 입이 다 말라 붙어서 괴로웠고
코로 숨쉴때는 코 다 막혀서 힘들었고 말이에요.
병실에 와서 신랑이 내민 화이트 보드에 처음으로 힘도 들어 가지 않는 손목의 힘으로 쓴 글이
"죽고싶다" 였어요.
그리고 두번쨰로
"수술한거 후회한다고"
그순간엔 더디가는 시간이 원망스럽기만 하더라구요.
다행히 제가 좋아하는 야구를 보면서 몽롱한 정신을 조금이나마 잡을수 있었네요.ㅋㅋㅋ
이래저래 지금은 호흡이랑 거동은 좋아 졌는데
잠을 잘수가 없다는게 또 괴롭네요.
앉아서 자야 하기 때문에 거의 못자고 있어요.
그냥 밤에 귀신처럼 병동을 배회 하거나 티뷔 보고 말이죠.
정말 언제쯤 편해질까요..
단순히 이뻐지려고만 했다면 정말 후회 했을텐데 주걱턱은 갈수록 심해지니까 언젠가는 해야 하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문제점이 하나씩 나타나는거 같아요.
이왕 하려면 여건만 된다면 빨리하세요.
젊어서 해야 살쳐짐도 적고 회복도 빨리 된다고 하니까요.
아무리 힘든 시간도 지나가기 마련이니까 그냥 정말 힘든 수술이란거만 아시고 시작해 보세요.
앞으로 후교정까지 또 시간이 남았지만 시작이 반이니까요.
믿음직한 박상훈 선생님과 친절하신 간호사분들 덕분에 정말 편하게 있다 갑니당.
에효..
고생은 했지만 줄어든 얼굴길이와 이뻐진 턱선을 보면 그래도 흐뭇하긴 하네요.
붓기도 붓기지만 감각이나 얼른 돌아왔음 좋겠네요.